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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천주교 개종’ 이란 난민 소년 “아버지도 함께 살게 해주세요”
관리자 ㅣ 2019-02-21 ㅣ 84

16살 아들은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보호자인 아빠는 곧 한국을 떠나야 할지도 모른다. 아들은 종교적 신념을 인정받았지만 아빠는 그렇지 못해서다. 아빠와 함께 이란에서 한국으로 건너와 지난해 10월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김민혁군의 이야기다.


2003년 이란 테헤란에서 태어난 김군은 2010년 사업가인 아버지를 따라 한국에 들어왔다. 초등학교 2학년 때인 2011년부터 친구들을 따라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다. 아버지도 2014년부터 교회에 다녔다. 영어 예배에 참석했고, 교회에 가족 등록도 했다. 기독교 세례를 받고 개종하려 했지만, 나이가 어려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후 같이 사는 친구들을 따라 성당에 다니게 됐고, 14살 때인 2017년 아버지와 함께 천주교 영세를 받고 공식적으로 개종했다.


그런데 교회에 다닐 때 이란에 사는 고모에게 개종 사실을 얘기하면서 탈이 났다. 무슬림인 고모가 화를 내고 연락을 끊은 것이다. 무슬림 율법 ‘샤리아’가 엄격한 이란에서는 태어날 때부터 기독교나 천주교도인 경우는 이교도일 뿐 목숨이 위험하진 않지만, 개종은 배교자로 찍혀 사형까지 당할 수 있는 중죄다. 고모가 이란 안전부에 고발했을까 봐 두려웠던 김군은 아버지와 함께 2016년 한국 정부에 난민 신청을 했다. 하지만 그해 법무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김군 부자는 행정소송을 냈다. 김군은 1심에서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지만, 2심과 대법원은 난민 지위를 인정하지 않았다.

2016년 6월 서울출입국외국인청은 김군에게 만 13살로 아직 종교적 가치관이 분명하게 정립됐다고 보기 어렵고 귀국 시 바로 체포돼 종교적 받해를 받을 가능성이 적다고 봤다. 하지만 김군은 재심사를 청구해 2년여 만인 지난해 10월 마침내 난민 인정을 받았다. 학교 친구들이 발 벗고 나서줬고, 우호적인 여론이 일어서다.


그러나 김군 아버지가 받은 난민불인정 처분은 바뀌지 않았다. 서울출입국외국인청에서는 김군 아버지가 개종할 수밖에 없었던 종교적 동기나 신념을 분명하게 제시하지 못했고, 개종 종교에 대한 기초적 이해와 상식이 부족해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했다. 김군 아버지는 서울출입국외국인청의 난민불인정 심사결과에 대해 소송을 냈지만 지난해 1월 1심과 같은해 12월 2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이에 김군 아버지는 대법원 항소 대신 난민지위 재신청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19일 오전 김군은 서울 양천구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빠와 내가 난민 신청 사유가 같아서 나도 인정 받았으니 아빠도 받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어떻게든 인정 받아서 아빠와 같이 지내고 싶다. 그렇지 않으면 나는 한국에 혼자 남는다. 아빠 말고는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김군은 이어 “출입국외국인청은 한국말이 어려운 아빠에게 주기도문을 외우고 찬송가도 불러보라고 했다. 아빠는 일상 언어도 (한국말로) 힘들다”며 “하지만 아빠는 교리 공부도 하는 등 1년 이상 걸린 벅차고 힘든 과정을 거쳐 영세를 받으셨다”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출입국외국인청은 김군에게도 난민 지위 인정 심사 때 △예수님 제자 12명의 이름을 대보라거나 △예수님을 배신한 제자는 누구인지 △기억나는 성경 구절이 몇장 몇절인지 △추가로 기억나는 성경 구절이 없는지 등 종교적 신념보다는 종교 관련 지식을 주로 물었다고 한다. 기자회견에 함께 한 오현록 아주중학교 교사는 “김군의 사연이 다수 아랍권 언론과 아에프페(AFP) 통신 등을 통해 소개되면서 김군 아버지에 대한 박해 위험성이 높아졌다. 그래서 난민으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난민법 제37조 1항에는 ‘법무부 장관은 난민 인정자의 배우자 또는 미성년자인 자녀가 입국을 신청하는 경우 출입국관리법 제11조에 해당하는 경우가 아니면 입국을 허가하여야 한다’고 되어있다. 출입국관리법 제11조에는 감염병 환자, 마약중독자, 총포나 도검을 위법하게 가지고 입국하려는 사람, 경제 질서 또는 사회질서를 해칠 염려가 있다고 상당 부분 인정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외국인을 입국 금지한다고 나와 있다.

김군은 “앞으로 커서 한현민씨 같은 모델이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군대에 가서 나라에 힘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군 아버지는 이날 오후 1시 난민지위 인정 재신청서를 접수했다. 김군 아버지의 비자가 만료되는 날은 오는 27일이다.



글·사진 이정규 기자 jk@hani.co.kr


*출처 : 2019.2.19 한겨레신문

*해당원본글 :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8272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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