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이주사목위원회 MIGRANT PASTORAL COMMI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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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제101차 이민의 날 주교회의 국내이주사목위원장 담화
관리자 ㅣ 2015-07-09 ㅣ 1500

 

만남의 문화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교황님께서는 2015년 세계 이민의 날 담화문을 통하여 교회가 이민자들에게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하는가를 분명히 말씀하고 계십니다. , 교회는 모든 이의 어머니로서, 국경이 없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교회의 구성원들은 이민자들에게서 나타나는 갖가지의 문제들에 대하여 무관심하거나, 이들과 거리를 두어 먼 이웃으로 대하거나, 차별하거나 박해하는 일을 자행하는 이들에게 동조하거나, 또한 중도적인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하십니다.

 

결론적으로 교회는 이민자들을 위한 "만남의 문화"를 여는 일을 구체화해야 하는 데, 교회는 세계화되어가는 현실 안에서 내국에 유입된 이민자들을 위한 기구와 센터를 활성화하고, 국가와 국가 간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장치를 마련할 것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상식적으로 어떠한 사람도 가족을 떠나 이민하여 살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가족을 떠나 살아간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가슴 아프고, 감당할 수 없는 일입니다. 우리나라에 이주해 온 이들은 대부분 감당할 수 없는 이별의 상처를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이들 이주 노동자들은 과거 우리나라의 광부들이요 간호사들이며, 결혼이주자들은 가족을 위해 미국으로 넘어간 우리의 형제자매들입니다. 저는 최근에 상영된 영화 국제시장을 보면서 우리나라 과거의 상처를 느끼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리고 현실의 이주민들을 보면서, 자신의 선택이 아닌 가족을 위해 유입되어 들어온 이들을 잘 돌보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우리나라의 이주민들은 과연 우리나라에서 행복한가? 만일 그렇지 못하다면 어떻게 그들을 행복하게 해야 할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 번째로 이주노동자들은 행복한가입니다. 이들은 의사소통의 어려움과 문화의 차이로 인한 고통으로, 그리고 인종차별로 인해 불행한 현실을 살아갑니다. 하지만 이를 해결할 충분한 배려와 제도적인 장치가 있어도 이것을 수용할 수 있는 국민의식이 형성되어 있지 않아 지금도 현장에서는 울고 있습니다. 심지어 노동력으로만 생각하는 사장님들로 인한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이들도 많습니다.

그러면 이주여성들은 행복한가? 이들도 나이와 학력 차이로 인한 불균형한 결혼, 비상식적인 결혼, 사랑과 서로의 동의를 전제로 한 결혼이 아닌 돈을 매개로 한 결혼 등으로 인하여 마음으로 함께 살아가기 힘든 상황입니다. 시댁의 홀대도 이들을 아프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은 행복한가? 집단 따돌림과 사교육비, 가정의 문제들로 인해 심한 갈등을 겪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심지어 통계에 따르면 고등학교에 부적응하여 중도 탈락하는 학생의 비율이 69%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들 중 많은 이들은 여러 어려움으로 인하여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고 싶어 하고, 살면 살수록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현실 안에서 아파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들을 위한 새로운 해법을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이들을 우리의 가족으로, 그리고 우리의 사회와 국가의 일원으로 수용하는, 나아가 실질적인 교회의 구성원으로 품어주는 일을 해야 할 것입니다. 즉 모든 이의 어머니인 교회, 국경 없는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면 이주민들은 우리나라를 어떻게 생각할까요? 그들은 답합니다. 한국에는 나쁜 사람과 좋은 사람이 있다고 말입니다. 나뿐인 사람은 나쁜 사람입니다. 그런 나쁜 사람이 아니라, 너를 향한 사람이 되어 서로 사랑하는 세상을 만드는 사람이 좋은 사람입니다. 우리는 이들을 위해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교회가 먼저 모범적으로 모두를 사랑하는 분위기를 조성하여 그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를 이루어야 할 것입니다.

 

이에 그들과 함께하는 가톨릭 정신운동을 제시해보겠습니다.
첫째는 평등운동입니다. 평등은 가장 중요한 사상 중의 하나입니다. 가톨릭은 사회교리를 통하여,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만민 평등 의식을 실현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도 일상에서 흔히 말하는바, 사람 아래 사람 없고 사람 위에 사람 없습니다. 우리는 인종차별로 인해 일그러진 역사를 체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나치즘과 파시즘이 그것입니다. 우리는 이주민과의 관계 속에서 모두가 평등하며, 어떤 인종의 차별도 편견도 사라져야 한다는 당위성을 실현해야 할 것입니다. 평등권의 실현이 바로 이주민과 함께하는 첫 단계 실현입니다.

둘째로 인간 존엄성의 실현입니다. 우리는 모두가 같은 존엄성을 지닌 인간 존재입니다. 따라서 어떠한 수단과 목적에 이용당해서는 안 되는 인격체입니다.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된 우리는 존재 자체로서 수용돼야 하고, 사랑받기에 마땅한 존재라는 사실을 인정받아야 합니다. 서로가 신뢰하고 존중한다면 아마도 좋은 사람들이 많은 좋은 세상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가정과 일터에서 이주민들을 만날 때 그들이 인격체라는 것을 인식하고 대하는 자세를 구체화해야 할 것입니다. 그들을 단순히 노동력으로만, 갑을 관계의 노예로서 대하지 않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셋째로는 조화의 원리를 실현하는 것입니다. 조화는 세상의 원리입니다. 우리는 모두가 다르게 창조되었습니다. 다름은 틀린 것이 아니기에 다름을 서로 인정하는 가운데 조화를 이루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서로의 다른 것을 수용한다면 우리는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세상, 모두가 원하는 세상을 이룰 수 있습니다.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모든 이를 사랑하시고, 차별을 원하시지 않는 하느님의 뜻이 우리나라와 교회에 이루어지길 기도하며, 우리의 이웃인 이주민들, 특히 어려움 중에 있는 이들과 함께 합시다. 아멘.

 

2015426

101차 이민의 날에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국내이주사목위원회

위원장 옥현진 시몬 주교

 

*한국 천주교회는 우리나라의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특별한 사목적 관심을 기울이기로 하고 이민의 날을 지내고 있다. 주교회의 2000년 춘계 정기 총회에서는 해마다 해외 원조 주일의 전() 주일을 이민의 날로 지내기로 하였으나, 2005년부터는 이 이민의 날을 51(주일인 경우)이나 그 전 주일에 지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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