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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안 신부 선종 10주기 추모 기획연재 3
관리자 ㅣ 2020-10-23 ㅣ 823

도요안 신부님을 추모하며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요한 12,24)

노동사목위원회 위원장 이주형 요한 신부


도요안 신부님을 알고 계십니까? 살레시오회 소속 미국인 사제로서 1968년부터 한국에서 42년간 사시며 가장 어렵다는 노동사목에 일생을 헌신하신 분입니다. 1971년 한국의 열악한 노동 현실을 걱정하시던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도 신부님과 도시산업사목연구회를 함께하셨고 그것이 노동사목위원회의 전신이며 그 중심에는 항상 도 신부님이 계셨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노동의 현실은 참으로 고단했는데, 도 신부님께서는 노동 현장을 포함한 우리 사회 모든 곳에서 약자들의 권리가 지켜지고 복음이 실현되는 세상을 위해 사제로써 헌신하셨습니다. 그분은 항상 노동자, 가난한 이, 이주민과 같은 어려운 이들 편에 계셨고, 이는 많은 사제, 수도자, 평신도들에겐 큰 귀감입니다. 필자도 비록 노동사목 소임을 하고 있지만, 도 신부님을 직접 만난 적은 없습니다. 그분은 2010년 11월 22일에 선종하셨고, 저는 2012년 2월에 서품을 받았으니, 제가 사제가 되기 전에 그분은 지상 소명을 다하시고 하느님께 가셨습니다. 하지만 도 신부님을 생각하면 사제 소임을 충실히 수행하지 못하는 저 자신이 참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사목현장은 언제나 도전으로 가득하고 치열합니다.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과 첨단 기술과 빅데이터, 정보 인프라의 발전 등 그 어느 때 보다 세상은 급히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감염병 재난을 비롯해 세계적 문제인 이주·난민 상황, 생명 경시, 글로벌 경쟁과 고용 위기, 지역 간 격차 및 소득불평등 심화, 고령화, 또 여기서 빚어지는 계층과 세대갈등, 인간소외, 자살 증가 등 사회의 내·외적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습니다. 덩달아 복음을 전해야 하는 교회의 사명도 막중합니다. 노동환경도 마찬가지입니다. 세계적 경제성장 둔화와 경쟁 심화, 국내의 양극화된 노동시장 이중구조, 청년들의 취업난과 고용환경 악화, 장시간·고강도 노동에 시달리지만, 하청구조로 인해 저임금에 머무는 천만 명에 육박하는 비정규직 일자리, 그리고 최근 급증하는 초단시간 일자리가 지금 노동환경의 현주소입니다. 이에 더해 여전히 한해에 2천여 명이 숨지는 산재사망사고에 이르기까지 너무나 어렵습니다. 이런 문제들은 세상과 사회의 아픔이자 동시에 복음을 전하는 교회가 관심을 두고 돌보아야 하며, 또 문제의식을 느끼고 불의함을 개선해야 할 과제이기도 합니다.



도요안 신부님 선종 10주기를 기리며, 우리가 진정으로 지향해야 할 바는 분명합니다. 사회와 노동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전하는 것입니다. 그 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런 공동의 노력이 쌓이고 모여 사회는 더 나아질 것이며,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세상이 될 것입니다. 도 신부님께 참으로 감사합니다. 그분은 복음을 몸소 사셨으며 노동 현장에서 교회가 무엇을 보고 또 행동해야 할지 보여주셨기 때문입니다. 마치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는 예수님 말씀처럼(요한 12,24) 그분의 삶은 하나의 씨앗으로 한국 교회에 심어졌고, 이제 선의(善意)를 지향하는 수많은 하느님의 자녀들, 익명의 그리스도인들과 함께 앞으로 더 열매 맺을 것이라 희망합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도 사랑을 위한 복음의 씨앗처럼 살아야 하겠지요! 하늘나라에 계신 도요안 신부님, 진심으로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신부님을 위해 기도합니다! 또한 우리 모두도 신앙에 충실하며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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